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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하코넨 남작
블라디미르 하코넨 남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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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시중 미코의 고백 녹음본(이후 교살된 채 발견됨) 들어봐, 엘비. 똑바로 들어! 오늘 남작이 왔어. 미리 말도 없이 말이야! 비밀리에 오신 것 같아. 농담 아니야! 내가 라반 영주와 하코넨 남작을 모셨다니까... 그냥 문간에 나타나셨어. 덩어리, 엘비, 공간을 압도하는 덩어리였어! 하지만 소리도 없이 악마의 달처럼 떠다니시더라고. 남작님이 날 내려다보셨어, 엘비. 거대한 몸으로 내려다보셨지! 놀라서 말이 안 나왔는데, 그게 최악이 아니었어. 눈을 돌렸는데, 라반 영주가 보이지 뭐야. 공포의 극치인 금수가 아무 말 없이 떨고 있었어, 엘비. 남작님이 산소를 전부 빨아들이신 것처럼 아무도 입을 열 수 없었지. 그런데 남작님이 입을 여신 거야. 그 목소리에 뼈가 떨리더라니까. 라반 영주의 계획을 살피고, 하나하나 파헤치고, 바보 같은 부분을 밝혀내시면서, 고칠 방법을 설명하셨어. 말솜씨에 어지러울 지경이었지. 대화 내내, 내가 남작님께 와인을 대접했지. 와인으로 부족해지자 음식을 가져다 드렸어. 계속 추가로 말이야. 남작님이 터져버리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무렵, 남작님은 약에 취해 순종적인 육체를 원하셨지. 일이 끝나고 남작님이 조용히 둥둥 뜬 채 떠나가시자, 라반 영주에게 와인을 가져다드렸어. 영주님은 울고 계셨어, 엘비. 그게 제일 무서운 부분이었어. 널 발견할 때까지 뜀박질을 멈출 수 없었어. 내가 금수가 우는 걸 봤어, 엘비! 그 모습을 보는 게 아니었다는 생각이 들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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